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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봄날, 한밤의 유흥
애칭: 봄밤 / 이름: -
2024.03.05
DA 삼님(@dncmss)
사슴+용/봄바람+밤바람
술/유흥/봄밤의 환영
상징물: 벚나무가지/술잔
유리같은 뿔, 그 안에 꽃잎들. 오드아이. 얼굴을 가로지르는 반점. 귀에 있는 꽃잎은 늘 흩날림.
그날의 환영을 알지 못한다.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은 한여름밤의 꿈보다 쓴 봄날의 꿈이기에-.
추억하는 자여, 잔을 높이들어 건배하라.
달을 등진 이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고
한순간에 사랑을 꽃피우는 저자의 꽃내음이 어찌나 쓴고
오늘의 안녕을 고하고, 슬픔을 적셔 내일의 동을 끌어올리리.
그대의 내일이 있기를, 자상히 건배하라.
밤이 길구나.
부드러움은 천성
자상함은 배려
그러나 그저 한잔의 여흥일뿐.
이시간이 지나면 떠날 이에게 예의를 갖춰 환영과 작별을 고한다.
망각의 축복을 받은 이여 오늘을 즐기자.
그대의 슬픔을 달래줄 밤하늘이로구나.
삼님이 흘려주신 이야기 모음
🌸(외관 받기 전) 봄과 밤을 한 몸에 담아 아름답고 온화한데 한 편의 어둠을 가졌다. 바람처럼 찰나에만 존재하는 이름 모를 신이며 밤하늘에 벚꽃잎이 날리면 벚꽃잎 사이로 보이는 환영에 홀리게 된다. 현신하면 늘 같은 장소 같은 자리에 앉아있는데 거대한 바위 위에서 다리 한쪽을 세워 앉은 채 하늘한 옷을 입고 술잔을 기울인다.
"가만 보아하니... 너, 익숙한 얼굴이구나. 어디, 술이라도 주랴?"
"결혼? 아아, 짝을 얘기하는게로구나. 그래, 좋다. 내가 주는 술을 전부 다 먹는다면 친히 낙인을 찍어주도록 하지. 자, 이리오거라. 밤이 길구나."
함께 술을 마시다가 잠에 들면 무릎베개 해주고 홀로 깨어 달을 동지삼아 이 밤이 끝날때까지 술을 홀짝인다.
"호기롭게 나서서는 벌써 지친 것이냐? 아서라, 아직 이르구나."
아침이 되어 일어나보면 옆엔 벚꽃나무가지만이 남아있다.
🌸(외관 받은 후) 흰색 털망토를 두르고 반투명한 레이스 같은 날개옷도 두르고 있다. 계속 잊어도 계속 반하게 된다면 결국 반려로 맞이해줄지도. 반려가 된다면 유일하게 그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벚나무의 화신마냥 모르는 이들은 그저 오래된 벚나무의 신이다, 하겠지만 사실은 밤하늘을 아우르는 봄과 밤의 신이다. 벚나무 아래에서만 나오는 이유는 그 벚나무가 상징과도 같기 때문. 봄의 밤은 부드럽고 따듯하나 어딘가 서글픈 느낌이 담겼다. 나타날 때도 사라질 때도 진분홍빛 꽃잎에 휘감겨 나왔다 사라진다.
자상하지만 선이 확실한 느낌이지만 반려한텐 꿀이 떨어질 정도라 매일 자신의 털망토와 날개옷으로 반려를 둘둘 말아 안고 있는다. 예의 없고 버릇 없는 인간들에게도 자상하게는 대해주지만 본인이 그어둔 선을 넘는다면...
"아가, 그대의 입이 명을 재촉했구나."
하고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인간의 이마를 손끝으로 가볍게 치면 인간의 몸이 진분홍빛 꽃잎이 되어 무너져 내린다. 우아하고 아련하며 씁쓸한 분위기. 계절과 자연 쪽의 신이라 신들 중에서도 오래된 쪽에 속한다. 낮에도 충분히 다른 신들을 압도할 정도로 강하지만 밤, 특히나 봄의 밤이라면 오래된 옛신인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반려에게 내어준 머리장식) 진분홍빛 벚꽃잎을 겹겹이 겹치고 밤의 빛을 닮은 술을 달아 만들었다. 한 잎 한 잎 새로 피어난 꽃잎들을 엮어 만들었으며, 이 언제까지고 영원히 싱그러울 꽃장식을 지니면 행운을 불러온다는 설이 있다. 무엇이든 이리 정성을 들이면 행운을 불러들일 테지만 신이 만든 물건이라 신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