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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예약 하신 -님 본인 맞으십니까? 환영합니다. 호정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화로 안내드렸듯이 저희 호정에서는 안전한 괴이를 판매하고 분양해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게 바로 호영(狐影)이죠. 이미 알고 오셨겠지만 다시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호영은 대표님께서 길들이는데 성공하신 괴이 중 하나입니다. 사실 대표가 구미호고 호정에서 판매하는 모든 괴이는 다 직접 만든 거다, 라는 세간의 소문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저희를 견제하려는 타회사의 헛소문일 뿐이거든요.

그럼 이제 -님을 위해 준비해둔 호영을 보여드리기 전에... 동봉되어 있는 주의 사항 안내서에 대해서 설명 드릴게요. 주의 사항은 총 9항목으로 되어있습니다.

첫번째, 호영에게 먼저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지어주신 이름은 타인에게 발설해서는 안되며, 오직 보호자님과 호영 단둘이서만 알고 계셔야 합니다. 저희는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호영에게 이름을 지어준 처음을 제외하고는 평소에는 따로 별명을 지어부르는 것을 추천드리고 있어요. 호정에서는 절대로 호영의 이름에 대해 묻지 않으며 이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며 호정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실 경우 대표님께 문의 해보겠다고 말씀하신 뒤 전화를 끊으세요. 정말 대표님께 전화를 걸진 않으셔도 됩니다.

두번째, 호영의 밥은 하루 두 번 챙겨주십시오. 더 먹고 싶어하면 더 주셔도 되긴 하는데, 두 번 보다 적게 주진 마세요. 보호자님을 잡아먹거나 그러는 건 아니고... 기본도 안 챙겨주면 그건 솔직히 학대잖아요? 당연히 물도 챙겨주셔야 하고요. 이건 생명을 키우는데 있어서 중요하고 당연한 거니까요. 생명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고요? 어쨌든 살아움직이고 어느정도 지능도 있는데 그냥 생명이라고 치는게 나아요. 솔직히 그거나 그거나죠, 뭐.

세번째, 호영을 두려워하지 말고 잔뜩 아껴주십시오. 이것도 두번째 항목이랑 동일한 이유인데요, 키우려고 데려가시는 거잖아요. 아무리 괴이 때문에 사람이 실종되고 패닉 상태로 발견된다고 해도 그런 걸로부터 안전하려고 데려가시는 건데 두려워하면... 호영도 상처 받을 걸요? 아마도? 얘네도 꽤 똑똑해서 자기 예뻐해주는 사람 다 알아보고 보호자도 알아보고 그래요. 얼마나 똑똑한지... 같이 살다보면 꽤 놀라실 걸요? 가끔 다 크면 말도 한다던데.

네번째, 호영의 앞에서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마십시오. 방금 말씀 드렸잖아요, 얘네 똑똑하다고. 다 알아들어요. 괴이로부터 본인을 보호하려고 데려가시는 거지 이용하시는 건 별로 추천드리지 않아요. 그렇게 발생하는 문제들은 호정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하실 거면 몰래 하세요, 몰래. 아셨죠?

다섯번째, 호영은 다 자라면 모습이 바뀌지 않습니다. 처음 데려가셨을 때랑 성장을 마쳤을 때 이외에는 더 바뀌지 않아요. 혹시 다른 모습을 보게 되시더라도 모르는척 하십시오. 호영한테 물어봐도 모른다고 갸우뚱거릴 것입니다. 모르는 척이겠지만.

여섯번째, 호영이 당신을 어디론가로 데려간다면 얌전히 따라가십시오. 저항하거나 도망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쓸데없이 힘만 빼는 일이니까요. 무서우면 눈을 감으셔도 돼요, 어쨌든 호영이 알아서 잘 데려갈 거니까요. 호영은 안전한 괴이니까 걱정 마세요. 다 보호자님을 위한 일입니다.

일곱번째, 호영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으면 이름을 부르십시오. 첫번째 항목에서 말씀드린 필요한 상황이 이런 때예요. 이름 불러주시면 호영이 어느새 나타나있을텐데, 너무 놀라지 마세요. 괴이들이 다 그렇죠, 뭐.

여덟번째, 호영과 평생 함께 해주세요. 저주인형처럼 계속 돌아오는 경험을 하고 싶으신게 아니라면 버리지 않으시는게 좋을 겁니다. 애초에 버릴 생각을 하신다는 건... 음, 간이 크시네요.

아홉번째, 호영의 꼬리는 한 개입니다. 가끔 호영의 꼬리가 아홉개라는 문의가 들어오는데요, 호영의 꼬리는 한 개예요. 아셨죠? 딱 한 개. 아홉개로 보이는 건 뭐, 그림자거나 그런 거겠죠. 그냥 한 개라고 아시면 돼요.

주의 사항은 이정도입니다. 그 외 문의사항은 호정으로 메일이나 전화를 주시면 안내원이 빠르게 답변드릴 거예요.

 

그럼 부디 안전한 일상 되시길.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공지] - 호영 정보 나눔 게시판 개설 안내

안녕하십니까, 호정의 호영 연구팀 팀장 ---입니다.

호영을 분양받으신 분들이 호영과 살면서 직접 겪으셨거나 간접적으로 겪으신 경험담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이야기도, 특이한 이야기도, 이상한 이야기도 전부 자유롭게 올리실 수 있도록 호정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개설해두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문제가 되는 글은 회사측의 입장에 따라 삭제 조치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영을 분양 받으신 분들은 설정글과 관련하여 자유롭게 호영에 대한 괴담을 연성하셔도 좋습니다! 해외 레딧 괴담 같은 느낌으로 서로 괴담 얘기하고 놀면 재밌겠다고 만든 종족이기에 '호영은 보호자를 해치지 않는다.'는 설정만 지켜주신다면 자유롭게 써주세요!:)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함께 보기 쉬우시도록 트위터 해시태그도 만들어두었습니다! #호영_정보게시판 을 통해 그림이나 썰이나 괴담 연성 자유롭게 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정보 게시판] 호영 키우는 사람 있어?
20xx.xx.xx
나 호영 키운지 꽤 됐는데 요즘 실종 사건도 많이 생기고 해서 호영 분양받는 사람들 많은 거 같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는 정보 공유 좀 하려고 글 써봐

호영 분양 받으면 처음에 그림으로 이렇게 자랄 거라고 보여주거든? 그거대로 거의 그대로 자라더라.
호영이라면서 회사에서 무슨 작은 유리병에 검은 액체? 털? 같은게 꽉 담긴 거 받게 될 거야. 그거 뚜껑 열고 자기 전에 머리맡에 두고 자면 다음날 아침에 손보다 좀 큰... 약간 여우 비슷하게 생긴게 바라보고 있을텐데, 그때 너무 놀라지 말고 안내받은대로 이름 지어주면 돼.
주의사항은 회사에서 안내 다 해주니까 그것만 지키면 되구.
얘네 가끔 이상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거 볼 수 있을텐데, 다들 문의하는게 대부분 아마 그 내용일 거야.
괴이 데려온건 우리니까 솔직히 예상 못한 것도 아니고... 그것도 보다보면 귀여워. 호영은 보호자 안 해친다는 안내도 맞는 거 같고... 웃긴게, 나 새벽에 티비 보는데 어디선가 그 모습으로 오더니 옆에 앉아서 같이 티비 봤다? 난 그 이후로 안 무서워진 거 같긴 해.
가끔 좀 이상하긴 해도 평소엔 되게 귀엽고 나름 말도 잘 알아듣고 그러거든?
자세한 건 내가 찍은 우리집 호영이 사진에 써놨으니까 다들 호영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다들 호영 많이 키워주면 좋겠어ㅎ

기본 호영-머리칼과 눈을 빼고 전부 새까맣다. 인간화-다 자라면 가능하다. 다 자라면 주로 인간화로 있지만 보호자가 원하거나 자기 기분에 따라 작았던 모습으로 바뀌는게 자유롭다. 괴이화-얼굴을 빼고 전부 새까맣다. 입 안도 검고 입도 조금 커지며 눈도 새까맣다. 꼬리는 길고 수는 주인의 두려움에 따라 변화한다. 그러나 종종 주인의 두려움과 관계없이 바뀌기도 하는 듯. 꼬리의 수가 바뀔뿐 변하는건 따로 없다.

ㄴㅇㅇ: 근데 쓰니야 두번째 사진은 ㅜ머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ㅠㅠ
  ㄴㄴ글쓴이: ?? 안 보여? 우리 애 이상하단 모습 찍은건데 뭐지 검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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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호영 개체 안내

보호자분들의 요청에 따라 분양이 완료된 호영에 대한 기록용 공지입니다.

개체번호 001/보호자: 아티이트
개체번호 002/보호자: 나덕님
개체번호 003/보호자: 수라감자님
개체번호 004/보호자: 소하님
개체번호 005/보호자: 깜카님
개체번호 006/보호자: 엘라님
개체번호 007/보호자: 엘라님
개체번호 008/보호자: 엘라님
개체번호 009/보호자: 엘라님
개체번호 010/보호자: 라비님
개체번호 011/보호자: 율님
개체번호 012/보호자: 일월님
개체번호 013/보호자: 푸른꿈님
개체번호 014/보호자: 언쿠님
개체번호 015/보호자: CHO님
개체번호 016/보호자: 라비님
개체번호 017/보호자: 청보라님
개체번호 018/보호자: 서당개님
개체번호 019/보호자: 마키나님
개체번호 020/보호자: 소하님
개체번호 021/보호자: 깜카님
개체번호 022/보호자: 깜카님
개체번호 023/보호자: 깜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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